7강 상담이론 - 인지행동 2

• 1. 아론 벡의 인지치료
  • 인지치료라는 용어는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 하나는 인지를 변화시킴으로써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상담 접근들을 포괄하여 지칭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벡에 의해 개발된 우울증에 대한 인지치료를 나타내는 것이다.
    • 원래 인지치료 이론은 우울증을 치료하는 이론으로 출발하였으나 점차 불안과 공포증 등을 포함한 정서적 문제 전반 그리고 사람들의 성격적 문제를 치료하는 이론으로까지 확장되었다.
• 1) 이론적 근거
  • 자동적 사고
    • 사람들은 대개 어떤 사건에 접하면 자동적으로 어떤 생각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를 자동적 사고라 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경험하는 여러 가지 환경적 자극과 심리적 문제 사이에는 자동적 사고라는 인지적 요소가 개입되어 있다.
    • 자동적이라고 이름을 명명한 데는 이유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생각들이 자신도 모르게 떠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즉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지불식간에 이런 생각들은 떠오르게 된다.
    • 따라서 심리적 문제를 경험하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생각을 했다는 것조차 자각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예) 이별을 경험한 한 남자 청년은 깊은 상실감에 있다. 이로 인해 슬픔, 무기력, 절망감이 생겼으며 식욕도 없고 잠도 잘 자지 못한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꺼려서 하루종일 방 안에서만 지냈는데 이 중상은 전형적인 우울 증상이다.
      • 그렇다면 이 청년에게 우울 증상을 경험하도록 만든 것은 무엇인가? 청년이 경험한 우울 증상은 이별 사건에서 직접적으로 유발된 것이라기 보다는 그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들을 자동적으로 불러일으키는 과정을 거쳐 발생한 것이라고 보는 게 옳다.
    •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환경적 자극에서 어떤 내용의 자동적 사고가 떠오르는가이다. 만일 그것이 부정적인 내용이라면 심리적 문제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동일 사건에 대해서 긍정적(나는 아픈 만큼 성숙할 수 있어)이거나 최소한 중립적인 내용(그녀는 나와 인연이 아닌가봐)의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면 심리적 혼란과 문제는 경험되지 않는다.
    • 벡의 인지치료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이 경험하는 심리적 문제는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했을 때 자동적으로 떠올리는 부정적인 내용의 생각들로 인해 발생한다. 우울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자동적 사고는 크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인지삼제(cognitive triad)라고 한다.
      • 첫째, 자기에 대한 비관적 생각(나는 무가치한 사람이다)
      • 둘째, 앞날에 대한 염세주의적 생각(나의 앞날은 희망이 없다)
      • 셋째, 세상에 대한 부정적 생각(세상은 살기 매우 힘든 것이다)
  • 역기능적 인지 도식
    •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나름대로 자기와 세상을 이해하는 틀을 발달시킨다. 세상은 어떤 곳인지, 자기는 어떤 사람인지, 인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른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지식들을 쌓아간다. 이러한 지식들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삶을 사는 과정에서 하나의 체계화된 지식 덩어리를 이루게 될 때 이를 인지도식이라고 부른다.
    • 한 개인의 삶은 바로 인지도식 속에 반영되어 있다. 여기서 문제는 그 개인의 인지도식의 내용이 부정적인 성질의 것일 경우다. 이러한 인지도식을 역기능적 인지도식이라 부르는데 이는 심리적 문제를 초래하는 근원적 역할을 한다.
    • 역기능적 인지도식의 내용들
      • 사람은 멋지게 생기고 똑똑하고 돈이 많지 않으면 행복해지기 어렵다.
      • 다른 사람의 사랑없이 나는 행복해 질 수 없다
      •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나약함의 표시다.
      • 절반의 실패는 전부 실패한 거나 다름없다.
      • 인정을 받으려면 항상 일을 잘해야만 한다.
      • 한 인간으로서의 나의 가치는 나에 대한 다른 사람의 평가에 달려 있다.
      • 사람들이 언제 나에게 등을 돌릴지 모르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
    • 이처럼 부정적인 내용의 자동적 사고를 활성화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역기능적 인지도식의 내용들이다. 즉 역기능적 인지 도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하게 될 때 부정적인 내용의 자동적 사고를 자신도 모르게 떠올리게 되며 그 결과로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 인지적 오류
    • 역기능적 인지도식은 자동적 사고를 발생시키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안니라 인지적 오류도 발생시킨다. 인지적 오류(Cognitive errors)란 현실을 제대로 지각하지 못하거나 사실이나 그 의미를 왜곡하여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 어떤 사람들은 현실과 그 현실에 대한 자신의 지각(또는 생각)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즉 사실과 사실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 해석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 벡의 인지치료 이론에서는 개인의 임의적인 추측을 사실 또는 현실과 혼동하는 것은 일종의 오류 또는 잘못이며 사람들이 이러한 오류를 많이 범할수록 심리적 문제를 겪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 인지적 오류의 종류
      • 흑백 논리 : 사건의 의미를 이분법적인 범주의 둘 중 하나로 해석하는 오류다.
        • 어떤 일의 성과를 성공이냐 실패냐의 이분법으로만 나누어 평가하거나, 타인이 나를 사랑하느냐 미워하느냐의 둘 중의 하나로만 생각할 뿐 중립지대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해당된다.
      • 과잉 일반화 : 한두 번의 사건에 근거하여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고 무관한 상황에도 그 결론을 적용하는 오류다.
        • 한 두 번의 실연으로 항상, 누구에게나 실연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 선택적 추상화 : 상황이나 사건의 주된 내용은 무시하고 특정한 일부 정보에만 주의를 기울여 전체의 의미를 해석하는 오류다.
        • 발표를 할 때 많은 사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도 한두명의 부정적인 반응에만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여 실패했다고 단정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 의미 확대 및 의미 축소 : 사건의 중요성이나 의미를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축소하는 오류다.
        • 한번 낙제점수를 받은 것을 가지고 '내 인생은 이제 끝이다'라고 생각하거나 과수석을 차지하고도'어쩌다가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됐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 임의적 추론 : 어떤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한 근거가 없는데도 최종적인 결론을 성급히 내려 버리는 오류다.
        • 여자 친구가 여러 가지 바쁜 상황으로 인해 연락을 자주 못하자 '이제 그녀가 나를 멀리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이별을 준비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 2) 상담의 진행과정
  • 백의 인지치료에서 상담자가 달성해야 하는 3가지 과제
    • 내담자의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를 찾아내어 이를 보다 적절한 적응적 사고로 대치한다.
    • 내담자의 사고 과정에서의 오류, 즉 인지적 오류를 찾아내서 수정한다.
    •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와 인지적 오류의 기저를 이루는 근원적인 역기능적 인지도식을 찾아내어 그 내용을 보다 융통성 있고 현실적인 것으로 바꾼다.
  • 3가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절차
    • 내담자가 호소하는 심리적 문제를 구체화하여 내담자와 상의하여 상담 목표를 정한다.
    • 심리적 문제에 인지적 요인이 관련되어 있음을 내담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인지치료의 기본 원리를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 내담자의 현재 삶에서 심리적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환경적 자극과 자동적 사고를 내담자와 함께 탐색하고 조사한다.
    • 환경적 자극에 대한 내담자의 해석 내용, 즉 자동적 사고의 현실적 타당성을 따져 본다.
    • 환경적 자극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고 타당한 대안적 해석을 탐색해보고 이를 기존의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와 대치한다.
    • 환경적 자극을 왜곡되게 자각하도록 만드는 것보다 근원적인 역기능적 인지도식의 내용들을 탐색하고 확인한다.
    • 역기능적 인지도식의 내용을 현실성, 합리성, 유용성 측면에서 검토한다.
    • 더욱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적 인지를 탐색하여 내면화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 위 절차를 통해 상담을 진행할 때 상담자가 중요하게 고려할 것은 현실과 현실에 대한 내담자의 주관적 해석을 철저히 분리하는 것이다.
    • 이러한 검토과정에 내담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벡의 인지치료 이론에서는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내담자가 보다 현실에 부합하고 사실에 근접한 방식으로 사고하게 될 때 심리적 건강이 회복될 수 있다고 믿는다.
• 3) 상담의 주요 기법
  • 문제 축약 기법
    • 이 기법은 내담자가 아주 다양한 문제 증상들을 호소했을 때 이러한 증상들을 일일이 다루기보다는 몇 가지 중요한 것들로 묶어 다루는 방법이다.
    • 이렇게 하는 이유는 내담자가 제기하는 각각의 증상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비효율적인 수 있기 때문이다. 유사한 성질을 지니는 문제들을 확인하여 그것들을 몇 가지 주요 문제로 압축하게 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 여러 가지 증상에 기저하는 공통 요소를 찾는다.
      • 내담자가 엘리베이터 타기, 터널 지나기, 강한 바람에 공포를 가지고 있다면 여기에 공통적인 요소는 '희박한 공기로 인한 호흡곤란'일 수 있다. 이때 상담자는 개별적인 문제 증상들을 일일이 다루기보다는 질식에 대한 공포를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출 수 있다.
    • 문제 증상들의 발달 연쇄에서 초기에 발생한 문제 증상들에 초점을 맞춘다.
      • 내담자의 문제 증상들을 발달별, 시기별로 정리한 다음 초기에 발생했던 증상들을 먼저 다루는 것이다. 이유는 먼저 발생한 문제들로 인해 이후의 증상들이 초래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예) 주의 집중이 안되어 공부를 할 수 없고 그로 인해 시험성적이 낮아지고 열등감 때문에 친구관계가 소원해지고 그 결과 심한 외로움과 우울감을 겪는 내담자가 있다.
      • 이 경우에 증상의 시간적, 인과적 연쇄에서 외로움이나 우울감의 원인으로 작용했던 주의집중 문제를 먼저 다루게 되면 결과적으로 발생했던 증상들은 그것 자체를 별도로 다루지 않아도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
  • 빈 틈 메우기 기법
    • 이 기법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스트레스 사건과 그 결과를 경험하는 정서적 혼란 사이의 빈틈을 확인하여 채우는 방법을 말한다.
      • 예) 내담자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주체할 수 없이 화가 나는 정서적 경험을 했다면 상담자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어떤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까? 그 때 머리에 떠오른 생각들은 무엇이죠?'라고 질문함으로 내담자의 자동적 사고를 확인할 수 있다.
      • '사람들은 나를 무시한다. 사람들이 나를 차별대우한다.' 등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를 확인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그 자동적 사고가 해당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적절한 것인지, 다른 대안적 사고를 할 수는 없는지 등을 검토해 나갈 수 있게 된다.
  • 칸 기법
    • 빈 틈 메우기 기법을 확장한 방법이다.
      • 빈 종이를 여러 개의 칸으로 나눈다.
      • 제일 왼쪽 첫 번째 칸에는 문제를 경험했던 상황이나 구체적인 스트레스 사건을 적는다.
      • 세 번째 칸에는 그 상황이나 사건을 경험하고 나서 일어났던 정서적 결과를 적는다.
      • 두 번째 칸에 문제 상황이나 스트레스 사건과 정서적 결과의 빈 틈, 즉 자동적 사고를 확인하여 적는다.
    • 칸 기법을 활용하면 인지치료에서 성취하고자 하는 사고의 전환과 그에 다른 정서적 체험의 교정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 2. 인지행동이론의 공헌과 한계
  • 공헌
    • 짧은 시간에 상담 효과가 크다.
    • 사고나 신념을 경험이나 느낌만큼 가치 있게 보았다.
    • 인간의 정서적 부적응에는 비합리적인 신념체계나 사고방식이 있다는 것을 체계화 하였다.
    • 인지적 통찰을 행동화 시켜야 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 행동주의와 결합하여 활용범위를 확대시키고 있다.
    • 내담자 스스로 자기변화를 일으키도록 하였다.
  • 한계
    • 낮은 인지적 수준으로 인하여 논리적 분석을 할 수 없는 내담자에게는 효과가 없다.
    • 지시적이고 교훈적인 상담으로 인해 상담자의 가치관이 강요 될 수 있다.
    • 인간 경험의 복잡성을 너무 단순화시키고 있다.
    • 내담자와의 관계형성과 내담자의 아픔에 대한 공감적 반응을 무시한다.

참고 영상

https://youtu.be/C_iCYH8j64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