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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는 물리적 공간은 매우 중요하다. 전용 쓰기 공간을 지정해 놓으면 빠르게 글쓰기 모드로 변경하고 쓰기에 집중할 수 있다. 너무 시끄럽거나, 너무 바쁘거나, 너무 어수선한 환경에서 글을 쓰려고 하면 십중팔구는 산만해져서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시간만 보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후회와 자책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순서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커피숍에서도 주변 소음에 상관없이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내가 알고 있는 일부 작가들은 시끄럽거나 흐트러진 환경에서 글이 더 잘 써진다고 일부러 그런 곳을 골라 작품을 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필자처럼 시끄러운 곳보다 조용한 서재에서 글을 쓰는 것이 훨씬 더 능률이 오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특별한 공간을 만들라는 것은 아니다. 글쓰기에 더 쉽게 집중할 수 있도록 생활 공간을 정리하라는 것이다. 정돈되고 깨끗한 환경일수록 책 쓰기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더 생산적이 될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집을 글 쓰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집에서 글쓰기 공간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으며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다. 개인적인 공간이 있다면 훌륭하겠지만 꼭 개인 서재가 아니어도 좋다. 그런 공간 없이도 나와 나의 글을 위한 공간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몇 가지 단순한 작업만으로 집을 글 쓰는 공간으로 바꾸어 보자.

 

테이블이나 식탁 위를 정리하라(산더미 같은 우편물을 버리거나 오래도록 손대지 않아서 먼지가 잔뜩 묻은 물건들을 치워야 한다는 의미일 수 있지만, 노트북하고 책 몇 권 놓을 공간이면 충분하다.). 필자도 개인 책상이 있기는 하지만 식탁 위에서 글을 쓰는 것이 편하다. 지금 이 글도 오래된 낡은 식탁 위에서 글을 쓰고 있다. 새로운 기분을 만끽하고자 비용을 엄청들여서 새로운 책상이나 가구를 살수도 있지만 샴페인을 미리 터트리지는 말자. 나중에 작가가 되어 이름을 날리고 난 이후에도 충분하다. 지금은 개인적인 작업 공간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비용을 지불하기를 원한다면 당근 마켓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자. 몇 만원 안되는 비용으로 근사한 책상을 구할 수도 있다(배보다 배꼽이 큰 배송비를 지불해야 할 수도 있지만).

 

종이와 연필, 펜과 메모장 또는 컴퓨터를 찾아서 열심히 청소하고 정리해 놓은 공간에 도구들을 올려놓으면 나만의 글쓰기 공간 완성이다. 잘 깎은 연필, 부드럽게 써지는 펜, 언제든 기록할 수 있는 메모지는 필수다. 최신형, 최고 사양의 노트북은 필요 없다. 인터넷 되고 문서작성만 할 수 있으면 된다. 너무 고사양의 컴퓨터는 글쓰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글쓰기보다는 다른 것에 더 열심을 낼 수 있으니 적당한 사양이면 된다. 필자도 최신형의 노트북을 언제나 갖고 싶어하는 나름 얼리어답터지만, 지금의 노트북과는 5년 가까이 친구로 지내고 있다. 그래도 잘 써진다. , 너무 장비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게임에서는 장비가 중요하지만 글쓰기는 장비가 중요하지 않다. 좋은 장비 구할 시간에 좋은 책 한 권이라도 더 사서 보자.

 

마지막으로 소중한 나의 아이들, 소중한 다른 사람 또는 반려동물에게 이곳은 나의 공간이며 오직 나만 사용할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공표하라. 매일 치우고 다시 세팅하는 일을 반복하기 싫다면 말이다. 이제 작가가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글쓰기 공간이 생겼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마법의 공간이 생긴 샘이다. 마음껏 글 쓰자. 한 줄이라도 좋다. 이곳에 있는 동안은 작가라는 생각을 놓지 말자.

 

두 번째는 집 밖에서 글 쓰는 장소를 마련하는 것이다. 어디를 가든지 쓸 수 있다. 추천하는 곳도 있고 피하라고 말해주고 싶은 곳도 있지만,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애써서 말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단언컨대, 마음만 있다면 아무 곳에서나 쓸 수 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좋아하는 커피숍이 있다. 필자도 필요에 따라 즐겨찾는 커피숍이 있다. 물론 낡은 식탁 위에 참고할 책들을 쌓아 놓고 직접 탄 커피를 마시며 글쓰기를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때에 따라서는 외부에서 작을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는 글쓰기 단계에 따라 장소를 선정하는 편이다. 대략적인 초안을 작성할 때는 주변이 약간 시끄러워도 상관없다. 그런 상황이라면 체인 커피숍에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더라도 손에 커피가 있고 써야 할 글이 있다면 초안을 작성하는 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초안을 벗어나서 살을 붙이는 작업을 하거나 내용을 수정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커피숍에서 작업한다. 조금은 진지하고 소음이 적은 분위기가 작업에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머리털이 다 뽑히고 모니터를 보는 자체만으로도 토가 나올 것 같은 탈고의 작업을 진행할 때는 개인 룸이 있는 카페에서 작업을 한다. 물론 집이 가장 좋기는 하다. 그러나 항상 집에만 있을 수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꼭 커피숍이나 카페를 이용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른 장소도 얼마든지 있다. 필자는 강의를 업으로 삼고 있기에 중간에 비어있는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최단 거리, 최고의 효율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기 때문에 커피숍이나 카페를 찾을 뿐이다. 집밖에서 글 쓰는 장소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도서관, 박물관, 공원, 식당, 정류장이나 대합실, 주차장 등 얼마든지 있다. 어떤 장소가 가장 효과가 좋은지는 작성하는 내용에 따라 다르다. 노트북, 컴퓨터, 휴대폰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쓸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그러한 장비가 없더라도 펜과 노트만 있다면 OK. , 필기도구를 들고 다닐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쓸 수 있다.

 

이제 "나는 글을 쓸 나만의 공간이 없다"라는 핑계는 대지 못할 것이다. 필요한 도구가 거의 없기 때문에(대부분 무료이거나 최소 비용임) 글을 쓸 공간이나 장소는 얼마든지 있다. 더이상 글을 쓰는 데 주저하지 말자. 해리포터의 작가는 움직이는 기차 안에서도 글을 썼다. 공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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